광주극장에서 ‘폴란드영화제-안제이 바이다 회고전’이 9월 5~17일 펼쳐진다. ‘대리석 인간’ 스틸컷.
‘카메라를 든 조국의 양심’ 안제이 바이다(1926~2016). 허구의 이야기와 실제 역사를 결합하여 혼란의 시대 인물들의 도덕적 딜레마를 미학적으로 담아낸 폴란드 영화 거장의 세계가 펼쳐진다.
‘2026 폴란드영화제-안제이 바이다 회고전’이 오는 9월 5일부터 17일까지 광주극장에서 열린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폴란드영화제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바이다의 영화 세계와 그가 남긴 유산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자리다. 광주극장·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주한폴란드대사관·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공동 주최.
폴란드 영화사를 대표하는 바이다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과 공산주의 체제, 냉전과 자유노조 운동 등 조국이 겪은 정치·사회적 격변을 꾸준히 스크린에 옮겼다. 역사를 단순히 재현하기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어떤 선택을 내리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묻는 데 집중한 거장이다. 영화제는 이처럼 폭넓은 그의 작품 세계를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눠 조명한다.
‘대리석 인간’ 스틸컷.
첫 번째 섹션 ‘역사의 흐름과 안제이 바이다’에서는 바이다 영화의 핵심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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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작 ‘재와 다이아몬드’(1958)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공산당 간부 암살 지령을 받은 청년을 통해 이념과 양심 사이에서 흔들리는 개인을 그렸다. ‘전쟁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바이다를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린 영화다.
국가와 권력이 만들어낸 영웅 신화를 파헤치는 ‘대리석 인간’(1977)과 그 속편 ‘철의 사나이’(1981)도 상영된다. 특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철의 사나이’는 1980년대 폴란드 자유노조 운동을 정면으로 다루며 현실 정치와 영화가 맞닿는 지.을 보여준 작품이다.
바이다의 시선이 언제나 거대한 정치와 역사만을 향했던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섹션 ‘안제이 바이다와 보통 사람들’에서는 사랑과 기억, 상실 등 일상의 감정을 다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재즈 밴드 드러머로 살아가는 젊은 의사와 한 여성의 밤을 따라가는 ‘순진한 마법사’(1960)는 느슨한 리듬과 도시적 감수성으로 바이다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타타락’ 스틸컷.
2009년작 ‘타타락’은 극중극 형식을 통해 삶과 영화, 실제와 연기의 경계를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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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크리스티나 얀다가 실제 남편을 잃은 경험을 작품 안에서 이야기하며 상실의 감정을 영화적 언어로 풀어낸다. 바이다의 마지막 연출작 ‘애프터이미지’(2016)는 스탈린 시대 국가 권력에 맞서 자신의 예술관을 지키려 했던 아방가르드 화가 브와디스와프 스체민스키의 삶을 통해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되묻는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바이다의 뒤를 잇는 동시대 폴란드 영화의 흐름을 살펴본다. 냉전 속에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연인을 그린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의 ‘콜드 워’(2018)를 비롯해 노년 여성의 돌발적인 은행 강도 사건을 통해 한 개인의 내면과 사회적 고립을 들여다보는 ‘지붕 위의 여자’(2022), 가족과 독립 사이에서 흔들리는 젊은 세대의 불안을 그린 ‘도브라에는 유령이 없다’(2025) 등이 상영된다.
영화를 깊이 들여다보는 자리도 마련된다. 폴란드 영화평론가 카롤 샤프라니에츠가 9월 10일 오후 7시20분 ‘타타락’ 상영 후 바이다의 작품 세계를 이야기하며, 12일 오후 7시10분에는 ‘재와 다이아몬드’ 상영 뒤 김희정 감독이 관객과 만난다.
광주극장 김형수 전무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바이다의 정신이 동시대 폴란드 영화에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시대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폴란드 영화의 흐름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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