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수필사랑회의 수필창작극 ‘설머리, 거기 화석이 산다’ 연습 장면. /포항수필사랑회 제공
포항의 삶과 기억을 담은 수필이 연극 무대로 확장된다. 포항 지역 중진 수필가들의 모임인 ‘포항수필사랑회’가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 수필극을 연다. 회원들이 직접 기획과 각색, 연출을 맡고 배우로도 무대에 올라 지역 문학의 색다른 모색을 선보인다.
포항수필사랑회(회장 정미영)는 오는 9월9일 오후 7시 아라떼 소극장에서 창작수필극과 제3회 수필낭독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의 중심 작품은 수필가 양태순의 원작·각색으로 마련된 창작수필극 ‘설머리, 거기 화석이 산다’다.
‘수필, 무대에 올리다’라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텍스트에 머물던 수필을 배우들의 목소리와 몸짓을 통해 시각적·입체적 서사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배경이 된 설머리는 바다로 길게 뻗은 지형에서 유래했거나 옛 유배객들의 서러운 이별이 담겼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오랜 세월 어민들의 터전이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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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포항의 대표적인 회타운으로 조성돼 시민과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는 장소다. 주인공 칠복은 이곳에서 평생 고기잡이를 하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가족과 이웃을 품고 살아온 인물이다.
작품은 칠복의 삶을 중심으로 어부의 애환과 바닷가 마을의 풍경,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밀도 있게 풀어낸다. 거친 바다와 맞서며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어부의 삶과 세월 속에서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이 ‘화석’처럼 오롯이 남아 있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사람의 온기와 삶의 흔적이 살아 숨 쉰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포항수필사랑회원들이 직접 배우로 무대에 오른다는 。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회원들은 완성도 높은 무대를 위해 포항의 중진 연극인이자 연출자인 최일영 아라떼 소극장 대표의 지도 아래 한 달간 집중적인 연기 훈련을 거쳤다. 수필가들이 직접 자신의 문학적 감성을 연기와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문학과 공연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 문화 콘텐츠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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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수필사랑회의 ‘창작수필극·제3회 수필낭독회’ 리플릿. /포항수필사랑회 제공
공연에 이어 열리는 제3회 수필낭독회에서는 회원들이 직접 쓴 작품을 낭독하며 일상의 감정과 따뜻한 기억을 시민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창립된 포항수필사랑은 올해까지 19번째 동인지를 발행했으며, 포항수필아카데미와 수필낭독회 등을 꾸준히 이어오며 지역 수필문학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 왔다.
이번 공연은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2026년 포항예술지원사업’에 선정돼 추진된다. 출연진으로는 포항수필사랑회원 김광규, 김태선, 민구식, 양태순, 배동섭, 사선자, 이순혜, 윤이나, 정문숙, 정미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정미영 포항수필사랑회장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지역 문학의 가치를 알리고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히고자 이번 무대를 준비했다”며 “수필이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지역의 삶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아카이브이자 활력 있는 문화 콘텐츠로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흔적이 살아 숨 쉰